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장편소설)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 저 / 최정수 역 ㅣ 문학동네
아랍어로 자히르는, 눈에 보이며, 실제로 존재하고,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일단 그것과 접하게 되면 서서히 우리의 사고를 점령해나가
결국 다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버리는
어떤 사물 혹은 사람을 말한다.
그것은 신성일 수도, 광기일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이 불행한지 어떤지는 나도 몰라. 다만 사람들이 늘 바쁘다는 건 알고 있지. 야근을 하고, 자식들과 배우자를 돌보고, 경력을 관리해. 자기 학력의 한계에 대해 생각하고, 내일 할 일에 대해, 사야 할 물건들에 대해 생각해. 남들과 비교해서 열등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가져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물론 내가 인터뷰한 사람들 중에 '난 불행한 사람이에요'라고 말한 사람은 거의 없었어. 대부분은 이렇게 말했지. '나는 아주 잘지내요. 원하던 모든 것을 가졌어요.' 그러면 나는 이렇게 물어.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죠?' 대답은 이래. '난 사람이 꿈꿀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졌어요. 가족, 집, 직업, 건강......' 나는 또 물어. '잠시 멈춰 서서 인생이 단지 이것뿐일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본 적은 없나요?' 대답은, '그래요, 인생이 뭐 별것 있나요.' 나는 재차 물어. '그렇다면 인생의 의미가 일, 가족, 다 자란 뒤에는 당신을 떠나게 될 아이들, 진정으로 사랑하기보다는 친구나 다름없게 될 아내나 남편에게 있단 말인가요? 언젠가 당신은 일도 그만둘거예요. 그때가 되면 무얼 할 건가요?'
그 질문에 그들은 대답하지 않아. 말을 돌려버리지.
아니, 실제로는 이렇게 대답해. '아이들이 다 자라고 남편 혹은 아내가 열정적인 연인이기보다는 친구처럼 되고, 내가 은퇴하게 되면, 난 그 동안 늘 꿈꿔왔던 일을 하며 여생을 보낼 거예요. 바로 여행을 떠나는 거죠.'
난 또 질문을 하지. '당신은 지금이 행복하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방금 한 말에 따르면 현재 당신은 꿈꾸는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니잖아요?' 바로 이 대목에서 그들은 무척 바쁘다고 말하며 말을 돌리는 거야.
이것은 어느 이름 모를 군인의 셔츠 조각입니다. 죽기 전에 그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내 옷을 찢어서, 죽음을 믿고 또 그렇기 때문에 오늘이 지상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드로가 나눠가지세요. 그들에게 내가 방금 신의 얼굴을 보았다고 말해주세요.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지만 안심하지도 말라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사랑이라는 유일한 진실을 찾으라고, 그 진실의 원칙에 따라 조화롭게 살라고 말해주세요.
사랑은 내게 말했다. "나는 모든 것이자 아무것도 아니다. 바람이 그러하듯 나는 닫힌 창이나 문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바람은 공기로 이루어져 있다. 네 집안에도 공기는 있다 하지만 사방이 닫혀 있지. 곧 가구들은 먼지로 뒤덮일 것이고, 그림들은 습기에 망가지고 벽에는 얼룩이 질 것이다. 네가 계속 숨쉬는 한 너는 내 일부를 알게 되리라. 하지만 나는 부분이 아니다. 나는 '모든 것'이다. 너는 결코 이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말없이 사라져버린 아내,
꿈을 잃고 현실에 안주했던 나에게 생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도록 이끌었던 그녀, 에스테르
영원하고 유일한 사랑인 에스테르를 찾아서 나는 바람과 사막과 초원을 건너는 구도의 여정을 떠난다...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규칙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쌓은 자신의 경험과 사랑, 추억들..자신의 역사속에서 자신만의 또다른 규칙들이 생겨나게 된다.
그들이 만들어낸 수많은 규칙들 속에서 사람들은 안주하며 살아간다.
인생이 단지 이것 뿐일까..?
우리 사랑이 단지 이것 뿐일까..?
자신의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자신의 역사를 내려놓고..비워진 자신의 마음에..
끝없어 펼쳐진 광할한 초원과도 같은 자신의 마음에..
자신이 원하는 모든것들로 다 채울 수 있다. 행복, 사랑, 꿈...무한한 모든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닫힌문 속의 사랑, 자신만의 사랑을 받아주고 이해해 주길 바란다.
그래서 사랑을 하면서도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 또한 그러했듯이..
창문을 활짝열고 서로의 마음을 교감하는 그런 사랑이 필요한 것을...
내얼굴에 비친 그의 사랑이 열정적이고 행복한 사랑임을 느낄 수 있도록...
지금까지의 자신을 비워내고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 깨끗하고 정화된 얼굴로 사랑하는 사람을 보자.
지금까지의 너이기를 그만두라.
그리고 너 자신이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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